[나는 도시농부] ① 도심 텃밭에서 쌈채소·빌딩 옥상에서 양봉

농촌진흥청 추산 도시농부 200만명·도시농업 가치 5조2천억원2011년 도시농업법 제정·2017년부터 ‘매년 도시농업의 날’ 기념

편집자 주 = 건축물 등 도시의 다양한 생활공간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큽니다. 농사는 농촌에서만 짓는다는 개념이 바뀐 지 오래입니다. 정부가 추산한 도시농업 종사자가 200만명에 육박합니다. 도심 텃밭에서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시민이 날로 증가 추세입니다. 연합뉴스는 새로운 문화이자 트렌드가 된 도시농업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세 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지난 4월 부산도시농업박람회 어린이 모내기 체험[연합뉴스 자료 사진]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찬숙(58) 씨는 직장인이면서 농사를 짓는다.

도시에서 밭을 가는 도시농부다.

개인 텃밭에서 사계절 다양한 쌈 채소를 키우면서 박 씨는 채소를 사러 마트에 가는 일이 드물어졌다.

그가 사는 곳은 경남 창원시.

서울시와 광역시, 수도권 대도시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 도시면서 기계산업이 발달한 공업도시다.

창원시 같은 제조업 중심 도시에서도 박 씨처럼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도심 텃밭, 자투리땅, 주말농장을 이용해 직접 작물을 키우는 도시농부가 매년 증가 추세다.

‘벌 한 마리가 세상을 바꿉니다’란 모토를 내세운 ‘어반비즈서울'(urbanbeesseoul)은 도시양봉 사회적 기업이다.

도시에서 벌을 키우고 도시 양봉가를 양성한다.

‘어반비즈서울’이 서울과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도심 양봉장은 25곳.

‘빌딩 숲’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 빌딩, 스카우트 빌딩 옥상에도 이 회사가 운영하는 도심 양봉장이 있다.

서울 도심에 설치된 벌통 관찰하는 아이들[연합뉴스 자료 사진]

빌딩 숲에 둘러싸인 도심에서 벌이 제대로 꿀을 모을 수 있을까.

서울시에서만 한 해 2천ℓ가 넘는 꿀을 도시 양봉으로 얻는다.

최미자 창원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장은 도시야말로 4계절 양봉이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

최 과장은 “자연에는 계절별로 꽃이 피고 지지만,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을 인위적으로 심어 4계절 내내 꽃이 피는 도심이 오히려 벌이 꽃을 찾고 꿀을 모으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도심 텃밭 경영, 도시 양봉 등은 모두 도시농업 일부분이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은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나무·화초를 재배하거나 곤충(양봉)을 키우는 것을 도시농업으로 정의한다.

주택이나 도로변, 집 안팎의 자투리땅, 옥상, 집 베란다 등 생활 속 모든 공간이 도시농업 터전이 될 수 있다.

건물에 실내 정원을 만드는 것도 도시농업 범주에 든다.

매년 4월 11일은 도시농업의 날[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은 매년 커진다.

해마다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다.

동시에 도시농업법이 정한 ‘도시농업의 날’이다.

정부는 날이 풀리면서 농사 의욕이 충만해지는 4월에 한자로 ‘흙'(土)을 연상시키는 ‘십'(十)과 일(一)을 합쳐 4월 11일을 ‘도시농업의 날’로 2017년 지정했다.

농업과 환경의 가치를 도시에서도 찾자는 취지로 2011년 제정된 도시농업법은 도시농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법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도시농업 육성계획을 세워 도시농업을 육성·지원할 것을 규정한다.

이듬해부터 시행된 도시농업법과 두 번의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판으로 우리나라 도시농업은 매년 성장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가치를 분석했다.

농촌진흥청은 먼저 우리나라 도시농업에 종사하는 도시농부가 지난해 기준 195만6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2010년 15만3천명에서 12배 이상 성장했다.

도시농업 면적은 1천52㏊로 추정했다.

도시텃밭 면적과 참여자 수 변화 그래프[농촌진흥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시농업 가치를 금액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경제학회가 올해 처음 환산한 도시농업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가치는 5조2천367억원이나 됐다.

경제적 가치가 3조1천90억원, 사회적 가치가 1조3천416억원, 환경적 가치가 7천861억원이다.

구체적으로 경제적 가치는 체험 등에 의한 농산물 소비 증가 효과가 573억원, 농자재와 일자리 창출 등 산업파급 효과가 3조517원이나 됐다.

사회적 가치는 신체적 활동과 정서적 안정감 등 건강증진 효과가 4천211억원, 가족관계 개선·이웃 교류에 따른 공동체 회복 효과가 1천455억원, 여가·취미 활성화 등 문화적 효과가 3천62억원, 미래세대에 제공하는 교육 효과가 4천688억원으로 환산됐다.

환경적 가치는 생물 다양성 증진에 따른 생태적 효과가 1천810억원, 탄소 저감·도심 열섬현상(도시 중심부 기온이 주변보다 현저하게 높은 현상) 완화 등 환경정화 효과 1천854억원, 도시녹화 등 효과가 1천789억원, 학교 텃밭 효과 2천40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산업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도시농업이 갈수록 중요해져 간다”며 “도시농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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