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설서 생활하길’ 제주서 9살 아들 버린 중국인 아빠

공원에 홀로 버려진 아동. 제주경찰청 제공제주에 온 뒤 노숙 생활하다 어린 아들을 버리고 떠난 30대 중국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와 방임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3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아침 서귀포시 서호동 한 공원에서 9살 B군이 홀로 버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서귀포시청 공무원이 B군이 아빠를 찾으며 우는 모습을 보고 신고했다. 지난달 14일 아들인 B군과 함께 중국에서 입도한 A씨가 B군을 버리고 사라진 것이다. 입도 이후 3박4일 동안 도내 한 호텔에서 아들과 함께 묵었던 A씨는 돈이 떨어지자 공원에서 노숙생활을 했다. 8일 동안 공원에서 지내던 A씨는 지난달 25일 B군을 홀로 두고 떠났다. 현장에는 가방과 A4용지 2장 분량의 손 편지만 있었다. 편지에는 영어로 ‘한국에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이에게 사탕과 음식을 대접해주는 한국인들을 보며 존경심을 느꼈다”고 적었다. A씨가 작성한 편지. 제주경찰청 제공A씨가 작성한 편지. 제주경찰청 제공


이어 ‘나의 신체적인 이유와 생활고로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다. 나는 삶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이가 더 이상 나와 노숙 생활을 함께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마지막으로 편지에는 ‘이 아이가 한국 기관이나 개인 가정에 입양돼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기를 바란다. 최근 며칠간 저와 아이는 서로 많은 사랑을 느꼈다. 실패한 아버지가’라며 끝맺음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씨 행방을 쫓다 다음날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5~6년 전 중국 청도에서 아내와 이혼한 뒤 아들을 키우는 게 힘들었다. 한국이 중국보다 교육 등 여건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 무사증 제도가 있는 제주로 와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B군은 도내 아동보호시설에 머무르다가 중국에 있는 천척에게 인계돼 7일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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